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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스포츠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한국에서 제작한 영화를 보고 나면 국뽕에 취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 단어가 처음에는 그렇게 유쾌한 뜻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국뽕은 국가와 마약으로 분류되는 히로뽕의 합성어로 국수주의와 자국적 우월주의가 극단적인 모습을 보일 때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판단하는 사람을 보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자료나 영화를 보고 국뽕에 취한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단어가 처음 시작한 근원에 대해서는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커뮤니티 사이트로 유명한 역사 갤러리에서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처음 역사 갤러리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국가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국뽕이라는 단어를 한국을 옹호하는 사람을 욕하기 위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국뽕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쓰인 계기는 1997년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언론에서는 한국경제는 문제가 없다는 내용만 내보냈지만 고위 간부들이 주식 등 투자금을 어느 정도 회수한 시점에 문제가 터지면서 당시 주식을 투자했던 사람들은 엄청난 손해를 봤으며 수많은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많은 사람들이 실직하게 되었다.


외환위기는 정부의 잘못된 금융 정책으로 벌어진 사건이지만 임금동결, 물가상승과 같이 모든 책임은 국민들이 져야만 했는데 많은 정격유착과 비리가 적발되면서 국민들은 정부와 기업에 대한 신용을 잃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뉴스에서는 모두가 노력해서 위기를 이겨내자는 애국주의와 민족주의를 외치고 있었는데 순수하게 모두 힘내서 잘합시다! 라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런 모습을 보면서 환멸감과 적개심을 표출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를 계기로 사람들은 지나치게 국민성을 위하는 단어가 나오면 의심하고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국뽕이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계기는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비꼬는 의미로 국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처음에는 예전과 같이 비하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특히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세계적인 대회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했을 때 잘했다는 뜻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실제 2002년 월드컵 4강에 진출했을 당시 사람들은 태극기만 보면 아드레날린이 솟았고 자동차 클락션도 대한민국 응원 박자에 맞춰서 눌렀다.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는 국뽕이라는 단어에 이렇게 많은 스토리가 있었을지 누가 알았을까? 오늘 새벽은 한국 영화를 보면서 국뽕에 취해 잠들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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